본문 바로가기
본국대피 종료: 3주 뒤에 떠난다 간단한 타임라인 정리: 4월 16일 (월) : 이날부터 크고 작은 학내 시위. 교내 출입 통제 4월 19일 (목) : 출근/교문 앞 학생 시위vs여당 지지자들 맞불 시위/오후 수업 취소/저녁에 휴교령 공지 5월 3일 (목) : 휴교령 해제/출근 5월 7일 (월) : 휴교령 해제 이후 첫 수업/사무소 퇴근 권고/저녁 때 다시 휴교령 공지 5월 14일 (월) : 밤 9시 경 익일 오전 수도 대피 안내 수신 5월 15일 (화) : 아침에 학교 다녀오자마자 차에 실려서 수도 대피(마따갈파 경유) 5월 18일 (금) : 대사관저 저녁 모임>>불길한 예감 5월 19일 (토) : 본국(한국 대피) 확정 일정 공지 5월 21일 (월) : 니카라과 출국. 멕시코 경유해서 한국 귀국 5월 23일 (수) : 한국 도착. 국.. 2018. 7. 31.
본국대피 결정_니카라과 277일 차 -19.05.2018 토요일 사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어제 저녁 대사관저에서 거의 일 년 만에 먹는 것 같은 닭강정을 씹으면서, 대사님과 과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예상은 슬슬 확신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임시 유숙소로 쓰고 있는 호텔 로비로 모두 모이라는 공지를 받았을 때 생각했다. 가겠구나. 가는구나 정말. 한국으로. 니카라과 모든 단원들은 내일 모레, 월요일 오전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를 두 번 경유해 한국으로 돌아 간다. 사무소의 일시 귀국 조치. 2011년 아랍의 봄에도, 네팔 대지진 때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현지 상황이 안정되고 난 뒤 (원하는)단원들은 해당 국가로 다시 파견되었었다는데. 나는 니카라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대기기간은 최대 3개월, 그 안에 상황이 .. 2018. 5. 20.
5월 15일. 수도 대피 15.05.2018 밤이다. 방금 전까지 비가 엄청나게 쏟아붓더니 곧 잠잠해졌다. 도로 상황 악화로 고생한 후이갈파 단원 선생님들 세 분을 마지막으로 전 단원이 수도에 모였다. 수도 대피라고 하지만, 대피라는 어감에 어울리지게 에어콘이 빵빵한 마나과 7층(무려) 호텔방에서 타자를 친다. 어제, 성실한 내일을 다짐하며 글을 싸고 난 뒤 9시 15분 쯤 사무소에서 카톡이 왔다. 비상대피 안내. 마타갈파 선생님들을 태운 차가 아침 9시 30분에 우리 집 앞에 도착한다고 했다. 파티오 정리 중이던 산토 아저씨한테 내일 마나과에 간다고 하니 도로가 다 막히고 버스도 없는데 어떻게 가냐고 걱정했다. 사무소 차로 간다고 설명하고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계단을 올라가다 살짝 삐끗했다. 멍한게 뭔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 2018. 5. 16.
5월 14일 14.05.2018 월요일 오후 6시 10분 쯤 되었다. 오늘 하루를 죽였다. 사무소에서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짐을 꾸리고 소지품 목록(일단 두고 떠나는 물건들)을 작성해 놓으라는 연락을 주었다. 인정하자. 나는 불안감을 핑계로 중심을 놓고 있었다. 정신줄을 단디 잡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자. 그리고 뭐가 되던 해보자. 2018. 5. 15.
5월 13일 13.05.2018 - 에스텔리 남부터미널이 임시 폐쇄되었다. 마나과 직행 버스 노선이 사라진 것이다. 북부 터미널에서 레온을 거쳐 갈 수야 있겠다만. - 하루 종일 컴퓨터를 붙들고 있다. 마사야 시위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진 시민의 영상을 봤다. 지금 에스텔리 지역 방송국은 페북 라이브로 지난 시위에서 총상을 입었다가 엊그제 죽은 시민의 까미난도를 방송 중이다. 시위대도 아니었고, 근처를 지나가던 사람이었다.- 머리가 계속 아프더니 이제 얼굴이 다 뒤집어졌다. 스트레스성으로 보인다. 지금 나를 가장 답답하게 하는 것은 신변에 대한 걱정이 아니다. 에스텔리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낀다. 하숙집 식구들과 같이 있어서 더 그런지는 모르겠다만-내일도 율리는 출근을 하고, 디아나는 학교.. 2018. 5. 14.
에스텔리 210일 차/니카라과 266일 차 "캘리대회 참가상 포장을 하고 수업에 들어갔다. 막 교실에 들어온 학생이 "Cuánto tiempo sin verte"가 뭐냐고 물었다. 칠판에 "오랜만이에요"를 쓰고 따라 읽게했다. 오늘은 월요일. 2주만에 수업을 다시 시작한 날이었다. 휴교령은 지난 주 목요일에 풀렸지만서도. 밀린 진도만큼 가르쳐주고 싶은 것들이 쌓여 있었다. 아이들은 지난 시위에서 죽은 학생의 추모식에 참석한다고들 했다. 그러고보니 모두들 검은색 상의를 입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하고 30분만에 수업을 접었다. 사무소는 일찍 퇴근하라고 "권고"했다.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와서 책을 좀 들여다봤다. 아저씨가 혹시 모르니 내일 출근은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아줌마는 야참으로 옥수수를 쪄 건네 주었다. 뜨끈들큰한 옥수수를 .. 2018.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