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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모임 독토 2020년 첫 모임 각자 다양한 장소에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학부 동기들이 작년인가 재작년부터 월 1회 책 읽기 모임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본인이 한국에 없어서 참여할 수 없었다. 그래도 모임 이름은 본인이 응모했던 게 되었으니 만족. 모임 방식은 간단하다. 각자 읽고 싶었던 책 한 권씩을 추천한다(장르와 분야 불문)>순서를 정한다>한 달 동안 그 달의 책을 읽는다> 모여서 책수다. 올해는 꼭 함께하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조심하느라 한 동안 모이지 못했다. 한풀 잠잠해졌을쯤(몰랐지 쿠팡...) 2월과 3월 책이었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김초엽, 허블, 2019)과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옌롄커, 웅진지식하우스, 2008/2005)를 들고 만났다. 점심 시간이라 1차로 식당에서 모였다. 유난히 더운 날.. 2020. 6. 5.
코로나 19와 한국어 수업 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1:多 한국어 수업은 가능할까? 개인적으로 본인의 첫 화상강의는 학생 때 들었던 메 x스터디 강의였다. 온라인으로 한정 짓지 않으면 ebs 슬기로운 방학생활까지 소급해가겠지만, 뭐 그렇다. 한 동안은 각종 외국어 인강의 기부천사가 되기도 했다. 본인이 들었던 모든 화상수업들은 전부 1:1(실강 녹화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녹화 강의였다. 게다가 외국어 강의를 진행하는 선생님들은 (발음 수업이 아닌 이상) 대개 한국어가 모국어였다. 그래서, 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1:多 한국어 수업은 가능할까? 타자를 두드리고 있는 것은 당장 이번 일요일부터 그 수업을 하기 때문이다. 작년 가을 집에 돌아온 뒤 놀만큼 놀았다. 정말 실컷 놀았다(물론 그와중에도 논문 때문에 마음은 싱숭생숭했음) 그러다.. 2020. 6. 5.
나와 엄마와 엄마의 엄마: 암스테르담 더치 레스토랑 Moeders 네덜란드는 확실히 음식으로 유명한 나라는 아니다. 그래도 방문한 나라의 전통 음식을 먹어 보는 것도 여행의 별미. 암스테르담 더치 식당을 찾던 중 적당한 네덜란드 전통 음식/가정식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엄마와 함께한 여행에 딱 맞는 이 식당의 이름은 Moeders, 네덜란드어로 어머니들이라는 뜻이다. 암스테르담의 핫스팟 중 하나인 요르단 지구에 인접해있다. 1990년 문을 연 이 작은 식당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벽을(화장실까지 포함해) 빼곡하게 채운 크고 작은 사진들이다. 모든 사진의 주인공은 어머니. 암스테르담 주민을 비롯해 제각기 다른 나라와 도시에서 방문한 손님들의 어머니들이다. 식당 이름이 '어머니들'인 이유다. 더 이상 사진을 놓을 공간이 없어 보이지만 뫼더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어머니 사진을 .. 2019. 11. 28.
엄마와 네덜란드로 귀로 여행하게 된 건에 대하여 대단히 라노벨 같은 제목이다. 여하간 2년 전의 계획은 3주의 국외 휴가를 2018년~2019년 겨울에 한 번에 털어버리는 거였다. 가족 총출동 남미 여행. 니카라과에서 본국 대피 후 온두라스로 재파견되면서 일정이 꼬여버려 아쉽게도 원래 마음에 두었던 일정은 아웃. 본인을 뺀 3인은 모두 여름이나 겨울 방학에나 움직일 수 있는 양반들인데 방학 일정이 모두 제각각이라 차선책이었던 하와이도 아웃. 이렇게 된 거 국외 휴가는 제치기로 했다. 대신 귀로 여행을 가족 구성원들과 가기로 마음먹었다. 본인이 계약 종료되는 시점에서 방학인 사람은 혜진뿐. 여행 짝꿍을 확보하고 나니 어디를 가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본인은 온두라스에서, 혜진이는 한국에서 출국하는 고로 혜진이가 직항으로 올 수 있는 곳, 거기에 이왕이면 .. 2019. 9. 4.
나의 폰 트랩 대령, 혹은 장조림 동생이 울었다_"장조림 맛이야" 스페인의 코르도바. 테이블 너머에 앉은 동생이 갑자기 눈물을 글썽였다. 큰 맘먹고 트립어드바이저와 구글맵을 더듬어 찾아간 한 유명 레스토랑의 소꼬리찜을 앞에 둔 채였다. 벽을 가득 채운 (아마도 분명 유명인일)방문객들의 사진에 조금 쫄아 선뜻 포크를 들지 못하고 있던 나는 당황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동생은 여전히 훌쩍거리며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장조림 맛이야..." 가난한 배낭여행객인 우리에게는 소꼬리찜'님'이라 할만 한 요리를 두고 장조림이라니. 그것도 할아버지의. 수염이 숭숭 난 동생의 울먹거리는 모습이 퍽 웃겼다. 그렇지만 나는 평소처럼 동생을 놀리지 못했다. 입을 열면 '쿨'하지 못하게 뭔가 울컥 튀어나와 멋쩍어질 것 같았다. 그리 춥지 않은 어느 겨울날이었.. 2017.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