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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의 방랑기

코로나 19와 한국어 수업

by 테오∞ 2020. 6. 5.

  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1:多 한국어 수업은 가능할까? 개인적으로 본인의 첫 화상강의는 학생 때 들었던 메 x스터디 강의였다. 온라인으로 한정 짓지 않으면 ebs 슬기로운 방학생활까지 소급해가겠지만, 뭐 그렇다. 한 동안은 각종 외국어 인강의 기부천사가 되기도 했다. 본인이 들었던 모든 화상수업들은 전부 1:1(실강 녹화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녹화 강의였다. 게다가 외국어 강의를 진행하는 선생님들은 (발음 수업이 아닌 이상) 대개 한국어가 모국어였다. 그래서, 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1:多 한국어 수업은 가능할까? 타자를 두드리고 있는 것은 당장 이번 일요일부터 그 수업을 하기 때문이다.

  작년 가을 집에 돌아온 뒤 놀만큼 놀았다. 정말 실컷 놀았다(물론 그와중에도 논문 때문에 마음은 싱숭생숭했음) 그러다 보니 올해 초쯤 슬슬 일하고 싶은 마음이 충만해졌다. 열심히 자소서를 보내고 면접을 보러 돌아다닌 덕에 주중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 곳, 주말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한 곳에 나가게 되었다. 전자는 합격 통지만 받고, 후자는 2주쯤 나간 뒤로 한국 내 코로나 19 감염 사례가 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양 센터 모두 1~2주 정도 상황을 지켜보자며 수업 중단 연락을 해왔다. 흠, 갑자기 얻은 휴가로군. 생각하니 다른 일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청개구리 심보가 도져 학교에 열심히 들락거렸다. 몇 주 뒤,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게 되었을 쯤 다시 연락을 받았다. 집합교육 중지. 두 센터는 각각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 관할이기에 하향식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피라미드 맨 아래에 있는 내 휴가(?) 기간도 자연히 늘어났다. 

  5월 중순 쯤 되자 모두가 똥줄이 타기 시작했던 것 같다. 먼저 고용노동부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라는 방침이 내려왔다(고 한다). zoom을 이용한 한국어 교육을 위해 각반의 담임 선생님들이 몇 주 연수를 가졌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다, 여가부 지침에는 변동이 있었는지 궁금해 다른 센터에 연락했다. 변경사항은 없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바로 며칠이 지나고 난 뒤, 해당 센터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곳에서는 줌이 아니라 cisco의 webex meetings를 사용한다고 했다. 웹엑스를 사용한 원활한 수업을 위해 센터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다. 

  그래서, 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1:多 한국어 수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까? 온라인 수업을 위한 프로그램 숙달 문제는 별개다. 그거야 자세한 매뉴얼을 통한 안내와 일정 기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니까. 개인적으로 여기서 투덜거렸던 부분은 넷이다. 온라인, 실시간, 1:多, 한국어. 뭐 지금 투덜거리는 거야 뇌절이고. 일단 수업을 해봐야겠지. 최소한 수업을 안 하는 것보다야 나으리라 희망한다. 

  한 곳에서는 집에서 수업해도 된다고 해서 졸지에 헤드셋을 구했다. 노트북보다는 새로 장만한 데스크탑을 쓰고 싶었기에 웹캠 정보도 알아보았다. 웹사이트며 당근마켓을 뒤져보다가 따로 사지 않고 스마트폰을 pc와 연동시켜 웹캠처럼 쓰는 droidcam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모처럼 장비를 갖춘 김에 스카이프를 사용한 화상 한국어 과외 업체에도 기웃거려보았다. 그러다 보니 요 며칠 대단히 미래미래 인간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다음 주에 본인은 과연 정강이뼈를 들고 우가우가할까, 아니면 우주선을 쏘아 올릴까? 물론, 정강이뼈가 곧 우주선이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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