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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의 교실

[한국어 수업] 초급반 교실 활동 1: "안녕하세요-반갑습니다" 게임

by 테오∞ 2020.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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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이 코이카 한국어 단원으로 활동했던 니카라과와 온두라스의 기관은 둘 모두 코이카 월드프렌즈 봉사단 사업을 처음 신청한 신규 기관이었다. 한국에서의 한국어 교육 경험도 없는 신규 of 신규 단원으로 파견된 본인은 수업의 모든 단계를 직접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교재를 참고해서 현지어로 된 한국어 교재를 만들었었는데, 그때 참고했던 자료 중 하나가 서강대학교에서 나온 『서강 한국어』 시리즈였다.

  현지 학습자 대다수가 흥미 위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환경에서 다른 교재들보다 말하기 과제 비중이 높은 서강한국어의 짜임새가 마음에 들었다. 국내 직무 교육 때 아주 즐겁고 유익했던 서강대 오승은 선생님의 수업에서 유용한 팁을 많이 얻기도 했고. 스페인어 부록이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였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피땀눈물 어린 첫 교재

 

  서강 한국어에서는 한글 자모 학습 단계에서부터 간단하고 기본적인 한국어 표현을 동시에 학습하게 되어있다. 한글 자모를 배우는 초급반. 영어나 스페인어처럼 현지 학생들에게 익숙한 알파벳 체계와는 전혀 다른 한글 시스템 및 발음에 멘붕 하는 학생들이 속출하며, 더불어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출석률에 본인도 덩달아 멘붕 하게 되는 단계. 경력이 넘치는 교사라면 자모도 재밌게 가르칠 수 있겠지만 쪼렙인 본인에게는 요원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모두가 보다 즐겁게 수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서강 한국어에서처럼 수업 시간에 자모와 표현을 동시에 배워보기로 했다. 수업에 재미와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스페인어로 디나미카(Dinámica)라고 하는, 수업 중 활동으로 발화 연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과 한 첫 활동은 기본적인 한국어 인사표현인 "안녕하세요"와 "반갑습니다"를 활용한 "안녕하세요-반갑습니다*" 게임. 멀고 먼 과거 괴테에서 독어 초급 수업을 들을 당시 작은 공을 서로 주고받으며 sein 동사를 사용해 자기소개를 하는 활동을 했던 기억+코이카 국내 교육 당시 로스 선생님의 영어수업에서 했던 수업 전 폭탄 돌리기 활동을 섞어서 구성했다. 본인은 보통 3~4차시(2시간 수업 기준)에서 활용했는데 학습자 간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싶다면 조금 변형해 1차시에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다.

 

  * "반가워요"가 아닌 "반갑습니다"를 먼저 제시한 이유: 1. 이중모음을 아직 배우지 않은 상황이었음 2. "반갑습니다" 사용 빈도가 더 높다고 판단 3. 이후 교재(와 오디오 자료)에서 "반갑습니다"가 주로 사용됨   

 

"안녕하세요" - "반갑습니다" 게임

- 목표:
 1. 한국어 인사 표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를 알고 기억한다 
          2. 처음 만나는 사람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를 사용해 인사할 수 있다
          3. 게임을 통해 낯선 동료 학습자과 서로 익숙해질 수 있다

- 준비물:
  1. 던지며 주고받을 수 있는 작은 물체(작은 공, 반쯤 쓴 두루마리 휴지나 갑 티슈, 칠판지우개 등도 가능. 이왕이면 쉽게 던질 수 있으면서도 각이 있어 잘 굴러가지 않는 물건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 구르는 공을 잡으러 다니다가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됨)
  2. 시간을 잴 수 있는 타이머(핸드폰 타이머, 타이머 플래시 프로그램 등)

- 게임 전:
  1. 학습자들이 한국어 인사말 "안녕하세요(허리나 머리를 기울이는 한국 인사 문화 포함. 게임에서 직접 실시하지는 않음)"와 "반갑습니다"가 쓰이는 상황과 정확한 발음에 대해서 설명한 상태 
  2. 활동에 적합한 공간 확보(책상 없는 공간에서 모두 둥글게 서는 것을 추천. 여유 공간이 없을 경우 책상을 서로 마주 볼 수 있게 배치하는 식으로 진행 가능)

- 게임 방법(기본):
  1. 공을 든 사람이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옆 사람에게 공을 넘긴다.
  2. 공을 받은 사람은 "반갑습니다"라고 대답한다.
  3. 공을 건네고 받으며 1, 2를 반복한다.

- 단계 별 게임 진행
  1단계: 교사는 게임 방법을 설명하고 학생 몇 명과 명과 게임 방법(기본) 1~3을 시연한다. 교사가 현지어를 할 수 없어 한국어로만 수업해야 하는 경우 시연 시 눈치가 빠른 학생과 함께하는 것이 팁. 첫 단계에서는 바로 옆사람에게 공을 넘기며 한쪽 방향으로만 진행한다. 학생들이 천천히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도록 하고, 발음은 바로바로 교정해 준다. 한 바퀴를 돌았으면 반대쪽 방향으로 한번 더 진행한다. 

  2단계: 1단계를 몇 번 반복 뒤, 이번에는 양 옆에 있는 사람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공을 던지며 진행한다. 공이 모두에게 적절하게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한다.

  3단계: 1~2분 정도의 제한 시간을 설정하는 본격 게임 단계. 학생들에게 제한 시간이 있으며, 공을 건네줄 수 있는 사람의 제한이 없다(양 옆, 건너편 모두 가능)는 것을 설명한다. 제한 시간 종료 시 마지막에 공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 가벼운 벌칙(castigo)을 준다. 본인의 경우 벌칙은 교사와 함께 하는 짧은 상황극. 학생들에게 사전에 안녕하세요와 안녕의 차이를 설명해 준 상태여서 즉석 인물 설정을 간단하게 설명해준 뒤 교사와의 상황극에서 맞는 인사를 골라 적절한 제스쳐와 함께 말하도록 했다. 
  학생들의 마음이 급해지면 안녕하세요와 반갑습니다 순서가 서로 섞이기 시작하는데, 교사는 잘못 말한 학생이 다음 사람에게 공을 넘기지 않도록 잘 지켜보고 적절히 개입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본인은 정확한 발음보다는 해당 표현을 입에 익히는 것과 즐거운 분위기를 목표로 했기에 발음 교정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교수 환경에서도 적절하게 변형해 이용할 수 있어 유용한 활동이다. 분명 할 때마다 중간중간 사진을 찍었던 것 같은데 찾을 수가 없네. 몇 초 안 되지만 기관 홍보영상으로 사용 되었던 장면을 잘라 올린다. 병태가 선물해줬던 큼지막한 봉제 주사위 교구를 니카에서 잘 썼는데 본국 대피하며 잃어버려 온두라스에서는 도화지로 손수 만든 주사위로 진행했기에 아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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