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2/2018
2월의 첫번째 날. 길 감독의 물의 형태 보러감. 개봉 첫 날 첫 관객으로 들어갔다. 물의 형태라는 제목은 모순적인데, 사실 물의 형태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형태 없음이 물의 본질이다. 고정되지 않은 것, 항상 변화하는 것. 역설적으로 물은 형태가 없기에, 없음으로, 갇히고 고정된 형태를 초월해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주인공이 "백인/남성/중산층/비장애인/이성애자('정상적인')"와 완전히 대비되는 일라이자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꽤 오랫동안 존재가, 언어가 고정된 것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제 (대다수는, 아마도) 안다. 고정될 수 없는 것을 고정 시키려고 할 때 "기준"이, 권력이, 폭력이 태어난다. 영화는 일라이자를 포함해 끊임 없이 "형태(누구의 형태인가)"라는 틀에서 벗어난 이들을 집요하게 비춘다. 흑인, 여성, 동성애자, 노인, 스파이 등드르등등. 동화 같은 이야기이고, 예쁘고, 에이브 닮은 애도 좋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안심했다. 그나저나 지금 티비에서 베스트 키드1하는데 은근히 재밌네.
마나과 행. 이건 따로 포스트 작성 해야할 듯. 제목은 한국에서 소포 받기. 집에서 4시 40분에 나가서 5시 반차를 탔는데 저녁 6시 40분 쯤 들어왔다. 택시 타고 돌아다녀서 체력적으로 딸리지는 않았는데(버스 터미널 버스 바로 옆까지 택시타고 들어갈 수 있으니까. 터미널이라는게 매우 작음.) 계속 기다리고 왔다갔다하느라 기력이 엄청 빠졌다. 돈 찾으러 세관 옆에 있는 공항에 갔을 때 기분 전환 겸 헤어밴드 삼. 낄낄. 여튼 집에서 보내준 엄청난 선물들로 생활의 질이 매우 높아졌다. 내 고래 모빌까지 보낼 줄은 몰랐네 희희. 모기장 안에 달아놓고 관음하고 있다.
파업도 끝나서 오늘(토요일)은 예정대로 수업하고 왔음. 일월 수업 화요일 사무실풀타임근무 후 춤추러 가고 수요일 다시 수업. 보강을 어떻게 할 지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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