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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의 방랑기/아디오스, 니카라과

국내교육 37일 차

by 테오∞ 2017. 7. 25.

  별이 밝은 밤이다. 산보를 다녀온 M쌤의 별이 많다는 말에 다른 룸메 선생님들과 문 앞 데크로 나갔다.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눈을 몇 번 감았다 떴다 하니 하늘에 수두룩한 별들이 보였다. 혜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별소식을 전하자 혜진은 언제나 거기에 있지만 우리가 보지 못하는 별들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나도 약간 다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더랬다. 별이 언제나 분명히 거기에 있는데도 보이지 않는 것은 별빛을 가리는 강한 빛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내가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 드라 생각도 났다. "별은 바라보는 자에게 빛을 준다". 방금 그 장면의 텍스트를 검색해보았다. 


  다른 선생님들도 별을 보러 데크로 올라왔다. 별을 잠깐 더 보다가 점호 시간이 되어 방으로 돌아왔다. 오늘 맞은 마지막 예방접종(파상풍과 A형 간염 1차) 때문인지 팔이 계속 욱신거린다. 어쩌면 우쿨렐레를 너무 열심히 쳐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토요일에 있는 요양원 봉사 때 S쌤의 기타&우쿨렐레 소모임에서 한 꼭지(그러나 여러 곡을)를 맡기로 해서 저녁을 먹고 계속 맞춰보다가 들어왔다. 돌아오는 밤 공기가 서늘해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또 하루 종일 즐겁게 포식한 날이기도 하다. 삼시세끼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와서(바베큐바조림, 계란을 입힌 옛날 분홍 소시지, 소면 사리가 들어간 설렁탕 등) 내적 댄스를 추면서 밥을 먹었다. 

  

  기분이 좋은 것과는 별개로 할 일은 줄지를 않고 있다. 그래도 오늘 틈나는대로 책을 읽어서 오늘 밤에는 마저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고나면(=내일부터는) 토요일 21시까지 제출해야하는 활동계획서를 쓰기 시작하려한다. 오늘 오전에는 활동계획서 쓰기 전 단계로 여러 조사방법에 대해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고, 오후에는 해외 파견 시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sos 인터내셔널 서비스나 보험 내용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사실 아직 간다는 실감도 못 느끼고 있는 중이라 많이 와닿는 내용은 아니었다.


  수업이 끝나고서는 위에 쓴 것 처럼 주사를 맞았다. 지난 번에는 니카라과가 가장 먼저 맞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역순으로 돌아가 제일 마지막 순서로 접종했다. 막간을 이용해 단복 구두와 지난 번 수선한 단복 자켓, 이민가방 및 배낭 등을 받았다. 아, 돌아와보니 공지시간에 전해 들었던 대로 방에 습기제거제가 배달(?)되어 있었다. 한 사람당 두 개씩. 작은 부분까지 신경써 주시는 모습에 늘 감사하다.  


  그나저나 활동계획서를 일찌감치 끝내야 다음 주 월요일에 있는 현지어 최종평가도 미리미리 준비할 수 있을 텐데. 걱정이다. 아니, 걱정할 시간에 일단 책부터 마저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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