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막살이 #1. 어쩌다 반독립 병태 덕에 어쩌다가 반독립을 하게 되었다. 독립도 아니고 반독립이라니? 큰 짐들은 다 본가에 두고 가기도 하거니와 일주일에 사나흘 정도, 최장 2년만 나가 있으려고 하니 완전 독립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까닭이다. 하여간 나의 반독립지는 반지하다. 좀 더 말하자면, 수도권의 1.5 룸 반지하 방이다. 옆집에는 할머니 한 분이 사신다고 하고, 위층에는 집주인 할아버지 가족, 위에는 그 아들 가족이 산다. 월요일에 집 보고, 수요일에 계약하고, 그다음 주에 이사 가는 일정이니 신중한 이들이 보면 아마 혀를 찰 것이다. 집을 구할 때 조건은 세 가지였다. 일터와 가까울 것, 대출 없이 빌릴 수 있는 전세집일 것, 부엌과 방이 분리되어 있을 것. 코로나와 함께한 2년 동안 간간이 출근했던 일터는 본가에서 편도 1.. 2022. 3.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