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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의 방랑기

삐리리 불어봐 #1. 피리를 배우기로 했다

by 테오∞ 2023. 2. 25.

  작년 이맘때쯤 대학로의 아리랑스쿨에서 판소리 레슨을 받았다. 진도 아리랑을 한 달 정도 배웠다. 본인의 이상은 자룡 활 쏘는 대목이었지만, 더 배우다가는 목에 이상이 올 것 같았다. 말로 먹고사는 본인에게는 목관리가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인지라 아쉽지만 그만두었다. 
  새해를 맞아 뭔가 음악 관련 새 취미를 시작하고 싶어졌다. 집에는 중학생 때 (역시) 한 달 정도 하다 관둔 클라리넷이 있었다. 흠. 인터넷에서 클라리넷 곡을 몇 개 찾아서 들어 보았다. 영 안 끌렸다. 사실 방학 때 넷플에서 웬즈데이를 달렸던지라 첼로에 좀 혹해 있는 상태였다. 그래, 이 기회에 우쿨렐레 말고 다른 현악기를 배워 보자, 마음먹고 병태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전문가 병태

  사실 해금도 클라리넷처럼 집에 악기가 있다 뿐이지 본인이 끌리는 소리는 아니었다. 약간 답정너인 상태로 병태와 이야기하다 보니 병태는 관악기를 추천했다. 관악기라... 흠... 잠깐 생각하는 사이 병태가 또 메시지를 보냈다.

야생의 피리가 나타났다

  피리? 의아했던것도 잠시 병태가 피리를 추천한 이유에 급 뽐뿌가 왔다. 우쿨렐레를 좋아하는 이유가 설렁설렁 들고 다니기 편해서인 나에게 피리의 이동성은 대단히 매력적으로 들렸다. 인터넷에서 바로 피리 연주곡을 몇 초 들어 보았다. 모아나 ost를 피리로 부는 영상이 있었는데 좋았다! 이야! 일타쌍피로 태평소도 배울 수 있다니(둘 다 소리가 안 끌리는 클라리넷-색소폰은 예외) 더 좋았다. 더 생각하지 않고 결정했다. 피리다.
  피리를 배우기로 했으니 다음으로 선생님을 찾아야 했다. 숨고에서 피리 레슨을 찾아보았다. 레슨비는 시간당 5만 원 선으로 비슷했다. 무엇보다도 본인에게는 위치가 관건이었다. 학기를 시작하면 여기저기 떠돌아다녀야 하니까 이왕이면 동선 상에 있는 곳이 좋았다. 마침 보문/성신여대 근처에서 레슨을 한다는 선생님이 있었다! 다음 날 바로 연락을 보내 일주일 뒤 첫 레슨을 하기로 했다. 악기는 선생님께 구입을 부탁드렸다. 서(리드)는 3만 원, 관대(피리 본체)는 7만 원이었다. 곡 장르에 따라 다른 관대를 쓰는데 먼저 민요나 익숙한 곡 연주에 좋다는 신곡 관대를 추천받아 사게 되었다.  

이름은 표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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