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2일 토요일. 2016 한국어 교육능력 검정시험 2차 면접시험을 보았다. 나 같은 경우 2015년 한국어 교원능력 검정시험 필기에 합격한 상태였다. 하지만 일정상 2차 면접에 응시하지 못했다. 다행히 필기 합격자의 경우 다음 해 시험까지 1차 필기를 면제해 준다. 그 덕에 2016년에는 번거롭게 필기를 다시 보지 않고도 면접을 볼 수 있었다. 하여간, 2016년의 시험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1차 필기시험은 8월 27일, 필기합격 공고는 10월 5일, 2차 면접일 발표는 10월 10일. 최종합격 발표는 11월 29일. 일정이 서로 많이 떨어져 있어 면접을 준비하는 내내 공부를 하는 것도 안 하는 것도, 불안한 것도, 불안하지 않은 것도 아닌 미묘한 상태였다!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 후기를 남긴다.
면접 시험 당일의 이모저모: 서울 지역의 경우
서울 지역의 면접시험 장소는 용산공고. 2015년 필기시험을 본 곳이다. 네이버 지도 등에서 확인하면 알 수 있다시피, 4호선 신용산 역에서 도보 15분 정도 떨어져 있다. 학교 근처에는 편의점도 카페도 없다. 나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시험장까지 편하게 이동했다. 문제는 도착한 시간이 오전 6시 30분이었다는 것...^^ (9시 응시자의 경우, 입실시간은 8시 30분까지다.)
그래도 늦어서 헐레벌떡하는 것보다는 일찌감치 가서 마음 정리도 하고 예상 문제도 확인해 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다행스럽게도 학교 정문과 건물 출입구가 열려 있어서 추위에 떨지 않을 수 있었다. 아무튼 7시 30분쯤 되자 다른 응시자들도 슬슬 도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면접시험장이라는 표지는 건물 입구에 붙여져 있었지만, 어디로 가서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가 공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다들 1층 로비나 화장실에서 서성거리는 풍경이 연출 되었다. 수험표에는 면접시험 전날 수험장과 수험실 정보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나와 있었는데, 시험일까지 관련 정보가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 여튼 그러고 있으니 학교 직원인 듯한 분이 3층에 전체 대기실이 있다고 말해 주었다. 모두 그제서야 전체 대기실로 이동했다. 전체 대기실은 여러 곳에 마련되어 있다. 아무 곳이나 들어가 앉아있으면 된다.
8시가 조금 넘었을 때 안내해주시는 분들이 전체 대기실 칠판에 면접실과 개별 대기실에 대한 안내가 담긴 종이를 붙이기 시작했다. 거기서 수험번호에 해당하는 면접실과 개별 대기실을 확인하고 개별 대기실로 다시 이동했다. 각 개별 대기실에서는 10명 남짓한 응시자들이 앉아 있게 되는 것 같았다. 8시 30분쯤 되자 시험 감독들이 들어왔다. 앉아 있는 순서대로 나가 신분증과 수험표를 시험감독이 가지고 있는 응시자 명단과 비교해 확인하고, 대망의 면접 번호를를 뽑았다.뒤집어져 숫자를 확인할 수 없는 명찰들 중 하나를 뽑으면, 그게 자신의 면접 번호가 되는 식이었다.
뽑은 명찰을 잘 보이게 옷에 달고, 면접 번호를 준비된 포스트잇에 적어 핸드폰에 붙인 뒤 핸드폰을 제출하게 된다. 우리 대기실에서는 정리 자료를 스마트폰에 저장해 오신 분이 있었는데, 예외 없이 핸드폰을 제출해야 해서 황망해했다. 면접 전 까지 살펴보실 최종 정리 자료는 꼭 하드카피(=출력물or책)로 챙겨 가시길.
대기자들이 번호를 다 뽑으면 시험 감독이 전반적인 안내사항을 (금연입니다~ 발표는 언제입니다~ 합격 후 국립국어원에 교원자격 신청서 내세요~ 등등) 설명한다. 그리고 아홉시 정각, 드디어 면접이 시작되었다.
나는 대기자들 중 세 번째로 번호를 뽑았다. 앞의 두 사람이 6n번과 6n+1번을 뽑는 것을 보고 제발 그 뒷 숫자 뒷 숫자 마음속으로 외치다 6n+n번을 뽑았다. 면접은 한 사람당 10분 정도고, 면접실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대기실에서는 얼마든지 준비해온 자료를 확인할 수 있기에 시간을 벌었다! 라고 생각하고 만족했다. 하지만 면접 시작 직전에 보니 한 대기실에는 두 개의 면접실이 할당 된 것! 고로 내 순서는....:) 그렇게 나는 아홉시 정각에 첫 타자로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실로 들어가다: 면접은 실전
면접실 밖 복도에 짐을 두고 드디어 면접실에 들어갔다. 여자 두 분 과 남자 한 분, 총 세 분의 면접위원이 앉아 있었다.(3:1) 인사한 뒤 6n+n번 수험자입니다. 앉아도 될까요? 묻고 자리에 앉았다. 대충 살펴 보니 면접위원들 앞에 질문 목록 같은 것이 놓여있었다. 아마 그 안에서 돌아가면서 출제하는 듯했다.
내가 받은 질문은
1. 한국어 교원 시험을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
2. 한국어 교사에게 필요한 자질은 뭐라고 생각하나?
3. 나는 ~하겠다.와 내일 비가 오겠다에서 ~겠~의 차이
4. 한국어 수업 시 학습자의 모국어 사용과 한국어 사용의 장단점
5.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따게 된 다면 이후 어디서 일하고 싶은지
면접 준비하는 사람들은 예상 답안 구두 연습을 하고 가면 좋을 것 같다. 가능하면 두괄식으로. 나는 텍스트로만 정리했더니 면접장에서 말할 때 엄청 중언부언하게 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아마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것이 문법관련 질문일 것이다. 문법은 정말 복불복인 것 같다. 그냥 꾸준히 준비하는 정공법이 가장 마음이 편할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국립국어원에서 나온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 2 용법편(『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2_용법편』, 국립국어원, 커뮤니케이션북스, 2005) 을 참고했는데, 모어 화자가 헷갈리기 쉬운 부분들을 명확하게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면접이 끝나고 난 뒤
면접을 마치고 복도로 나와 핸드폰을 받고 짐을 챙겨 용산공고를 떠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 본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어쨌든 이미 지나간 일이니 과하게 마음 쓰지 말자고 다독였다. 웃긴 게, 별로 신경 쓰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시험이라는 형식 자체가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듯 하다. 합격 발표를 확인한 뒤에야 좀 정신이 들었다.
합격!!
사실 3급 자격증은 뭐랄까 약간 계륵 같다. 하지만 코이카 월드프렌즈 봉사단이라던가, 한국 안에서의 한국어교육 자원활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공식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있는 3급 자격을 따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시험 준비하는 분들 모두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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