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42 온두라스 19일차: 주말 끼요옷
-08/09/2018
끼요옷! 주말이다!! 오늘 아침부터 18학번들 토요일 수업 시작하는 줄 알고 학교에 갔는데 아니었다! 바뀐 시간표는 다음 주부터! 새벽까지 가위질 했는데!! 그래도 공으로 반나절이 생긴 기분이여서 끼요오옷. 여하간 15, 16, 18학번 (17학번은 존재하지 않는 듯) 각각 주당 4시간씩 수업하기로 했는데 이미 정해진 시간표가 있어서 이번 주는 살짝 혼란스럽게 시작했다. 차시 당 2시간으로 싹 통일하면 참 좋을 텐데, 16학번의 경우 시간이 도저히 안나서 월수목금 서로 다른 시간에 한 시간씩 수업한다. 여튼 그래서 출근은 월요일은 13시, 화~금은 10시, 토요일 아침 8시. 끝나는 시간은 수업에 따라 다르지만 토요일 빼고 대충 18~19시. 다음 주에 코워커쌤이 사무실에 나타나면 확정지을 생각이다.
파라과이와 온두라스 중 이곳으로 재파견 되길 희망했던 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그중 하나는 그래도 니카에서 대학생들 대상으로 수업을 해봤기 때문이었는데, 여기서는 오픈 과정이 아니라 호텔관광학과 학생들의 전공 수업에 낑껴 들어가게 되어서 그런지 옛 경험이 아주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커리나 교재도 대폭적으로 새로 만들어야 했고(뒷부분은 아직까지 ingㄷㄷ). 그라시아스는 에스텔리에 비하면 무척 작은 도시지만, 나름 이런 저런 관광 컨텐츠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지난 며칠 동안 오며가며보며들으며 알 수 있었다. 단순히 한국어를 가르친다기 보다 전공과의 연계도 좀 있어야 할텐데... 일단 본안부터가 호텔관광학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어 뭐라도 좀 봐야 할 것 같아 지난 주에 전자책 몇 권을 질러 읽어보았다. 세계각국의 다양한 사례와 관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담긴 <<윤지민의 리얼관광>>이 특히 쉽게 읽히고 흥미로웠다.
아침 수업을 공치고 집에 돌아와 주인집에 빨래를 맡기고 미용실을 찾아 돌아다녔다. 옆머리가 벌써 2센티에 가까워지고 있다..! 더 감당할 수 없게 되기 전에 다시 빨리 밀어버리고 싶은데, 마땅한 곳을 찾을 수 없었다. 단원 쌤들이 알려주신 문방구 구경을 갔다가 시장 길가에서 다음 주에 먹을 토마토랑 피망을 좀 산 다음 뭘 할까.. 하다가 중앙공원으로 갔다. 뭔가 독립기념일 관련 이벤트를 하길래 광장 카페 2층에 올라가 한참 구경했다. 연설하고 전통춤도 추고 성화 봉송 같은 걸 하는 그런 행사였다. 사진 찍으면서 초코머핀을 같이 시켜 먹었는데 곰팡이 맛이 나서 거의 남겼다. 호호 할머니와 동행한 할저씨가 일본인이냐, 타이완 사람이냐 말을 걸어와서 꽤 길게 대화했다. 사회학을 전공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뭔가 세계 시민 같은 아저씨였음 외국 여기저기도 가 봤다고 하고. 할머니는 아저씨의 어머니였는데 연세가 구십 여덟이라고 했다! 너무 정정하셨음. 그나저나 할머니들을 뵐 때마다 왜 자꾸 귀여우시다는 생각이 드는 지 모르겠다ㅎㅎ 할머니랑 아저씨와 헤어지고 혼자 카페에서 좀 끄적거리다가 디노라 슈퍼에 갔다가 쑤쌤과 쑤쌤의 스페인어 선생님을 만났다. 우연한 만남은 언제나 반갑다. 생활비도 다 들어왔겠다 페퍼론치로랑 마늘로 향을 냈다는 비싼 올리브 오일과 일본산 참기름 기타 등등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첫 1주의 식사: 식빵, 블루베리 잼, 슬라이스 치즈, 햄, 토마토와 오이, 상추를 사서 샌드위치나 샐러드로 먹음. 학교에 도시락도 식빵을 찢어 넣은 샐러드로 싸감. 저녁 모임이 많아ㅠㅠ 간당간당했던 형편에 큰 도움을 받음. 이번 주: 타이밍 좋게 격려품이 와서 흡입(몽쉘은 벌써 동남). 매일 아침은 우유에 오트밀 말아서 바나나랑 후딱 해치움. 1주차에 산 작은 양파도 넣어 토달볶을 한 3일인가 점심 도시락으로 먹음. 마늘.. 마늘과 굴소스를 사고 싶다.... 여튼 귀한 한국참치캔이랑 양배추랑 양파랑도 볶아 점심으로 싸 가기도 함. 그나저나 아까 스파게티면을 사왔는데 냄비가 없다. 원팬파스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오늘 점심도 있는 채소에 계란 넣어서 볶아 먹었다. 큰 맘 먹고 산 기름이 큰 역할을 해줘서 행복하였음. 새 식칼도 샀다! 겁나 잘들어서 만족. 앞으로 살 것; 전자렌지 넣을 수 있는 큼지막한 머그컵(렌지 컵밥 및 컵케잌 용)/큼지막한 다용도 냄비/물 끓일 작은 냄비나 주전자(왜때문이냐면 차도 샀기 때문이다ㅠㅠ 행복행복)
잘 쉬었겠다 이제 다시 가위질을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