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의 방랑기/아디오스, 니카라과

현지교육 26일 차: Que Bonita Es Esta Vida

테오∞ 2017. 9. 12. 13:01
  다시 수업 시작. 월요일이라 그런지 그간 팡팡 쉬고 와서인지 찌뿌둥한 날이었다. 점심은 학원 옆 빵집에서 산 빵 토스타다(바삭하게 구운 딱딱한 식빵)와 야채 참치캔. 빵에 올려 먹으니 맛있었는데 빵 가루가 엄청 떨어져서 다음에는 그냥 빵을 살 것 같다.
  우리가 병든 닭처럼 골골댔는지 점심 먹고 나서 L쌤의 주도로 모든 학생+선생님(=14명)이 동그랗게 앉아서 몸을 쓰는 활동을 했다. 영월에 있을 때 로스쌤이 했던 휴지 던지기랑 비슷한 건데, 음악이 나오는 동안 공책을 말아 만든 공을 옆으로 전달하다가 음악이 멈추는 순간 공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벌칙을 받는 거다. 공을 한 꺼풀씩 벗기면 벌칙이 나오는데 뭐 동사 변형시키기, 불규칙동사 말하기, 사람 묘사하기 이런 건설적인 것들이다. A쌤은 스페인어 노래부르기가 나와 좀 고생했지만 Livin' La Vida Loca 한 소절을 부르는 데 성공했다. 
  수업 시간에 한국 옛날 얘기를 물으셔서 좁쌀 하나로 장가 든 총각 얘기를 떠듬떠듬 설명하고(그전에 한 것들: 건국신화, 김현감호, 호랑이 형님, 햇님달님-쌤이 한국에는 호랑이 얘기가 참 많은 것 같다고 함. 새로운 호랑이 설화를 찾아보고 싶어짐-, 김대성과 불국사, 콩쥐팥쥐 등) 노래 듣고 가사 빈 칸 채우기 활동을 했다. 콜롬비아 가수 Jorge Celedon이 부른 Que Bonita Es Esta Vida. 직역하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인가. 아침의 향기가 좋고 커피 첫 한 모금이 좋고 노을도 좋고 뭐도 좋고 내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죽을 때까지 노래와 데낄라ㅋㅋ와 함께 하는 삶이 참 좋다~ 라는 내용이다. 묘하게 중독성이 있어서 틈나는 대로 다들 흥얼흥얼하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세탁소에 빨래 찾으러 가는 A쌤을 따라가 짧게 산책했다. 거의 센트럴파크를지나 처음 가보는 거리였는데 그야말로 여행자 거리라 흥미로웠다. 돌아오는 길에는 전에 봐 두었던 꽃집에서 꽃 한 단을 샀다. 한참 다듬고 칫솔통으로 쓰던 물병통과 마트에서 산 물병에 빽빽하게 꽂아두었다. Que Bon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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