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의 방랑기/날적이

대면 수업 하루 하고 다시 온라인으로

테오∞ 2020. 8. 22. 02:39

  모 센터 수업을 6월에 시작했다. 이제껏 계속 온라인 수업이었다. 드로이드캠은 개뿔, 웹캠에 와콤 타블렛까지 사 버렸다. 그 와중에 메인폰은 벽돌이 되었다. 하여간 지지난 주에 센터 연락을 받았다. 대면 수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일주일에 고작 하루고 나머지는 여전히 온라인이라지만 대면 수업이라니!

  오랜만에 학교에 가서 필요한 수업 자료 복사를 맡겼다. 도서관에도 갔는데 출간되자마자 구입 신청해서 들어왔다고 문자 받았던 "코리안티처"는 벌써 대출+예약되어 있었다. 어중간하게 일찍 일어나는 새는 벌레도 못 먹고 피곤하기만 한 거다. 여튼 305코너에서 얼쩡대면서 새로 나온 책과 옛날에 나왔지만 읽지 않았던 책들을 골랐다. 그날 밤에는 설레서 기상 알람을 세 개나 맞춰 두었다. 하나는 핸드폰, 하나는 전자 시계, 하나는 시끄러운 탁상시계. 

  알람 덕분인지 제시간에 일어났다. 전철에 실려 덜커덩, 빨간 버스에 실려 더어얼커덩 센터에 도착했다. 첫 오프라인 수업에는 아쉽게도 출석이 결석보다 적었다. 교원자격증을 위해 수업 참관 온 선생님들이 더 많았다. 그래도 뿌듯했다. 수평이 아니라 수직인 면에 하는 판서도 손에 쫙 붙었다. 글씨를 잘 쓴 것과는 별개로. 거기에 중남미권 신규 학습자도 만나서 내심 반가웠다. 여하간 수업을 잘 마치고 다시 덜커더어엉, 덜컹.

  그리고 일요일은 광복절이었다. 장티푸스. 화요일에 바로 센터에 물어봤다. 대면 수업은 당분간 계속 유지한다고 했다. 그리고 수요일. 새로운 지침이 왔다. 그날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다시 안내했다. 앞으로 새로운 공지 있을 때까지 온라인 수업을 해요. 다음 시간에 센터에 오지 마세요. 온라인 수업이에요. 여러분, 밖에 나갈 때 마스크 꼭 쓰세요. 그리고 오늘 아침 (어제?) 또 웹엑스를 켰다. 아오.

  단어 제시나 문법 설명은 파워포인트 화면으로 하면 되니까 간편하지만 과제 활동이 거의 불가능해서 난감하다. 그나마 나는 중급반 수업이라 낫지, 한글도 못 뗀 학습자들을 가르쳐야 하는 기초반 선생님은 정말 상상도 못 할 고난의 시간일 듯. 아침 이른 시간에 수업을 시작에서 세 시간 연강임. 가끔 학생들 하품 소리가 들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는 건 본인이 아직 쪼렙이기 때문일까. 지금 꾸준히 출석하는 인원이 6~8명 정도인데 도대체 어떻게 더 재밌고 유용한 수업을 할 수 있을지 고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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